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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들어가실래요? 백두대간 속 백미 구간

최초작성 [JMnet 04.02 10:59] | 마지막 업데이트 [Ramm 01.07 13:22]이 문서는 총 3,062번 읽혔습니다.


우리나라 산은 참으로 묘한 구석이 있다.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법이 없다. 반만 년 역사를 거치며 산은 사람과 함께 웃었고 사람과 함께 울었다. 우리는 기도를 드리려 산으로 들어갔고, 죄를 지어도 산으로 도망쳤다. 풍류를 읊을 때도 산 안에 있어야 했고, 도적질도 산 속에서 저질렀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겠다고 외세는 애먼 산줄기에 쇠말뚝을 박았고, 동란이 났을 때 지리산 골짜기는 사람이 흘린 핏물을 내려보냈다. 우리네 산엔 사람의 역사가 있다.


우리나라 땅은 지구에서 가장 늙은 축에 속한다. 사람이 엄두도 못 낼 만큼 험한 산이 없는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이름난 산 대부분은 높은 산이 아니다. 깊은 산이다. 우리 조상은 산에 오른다고 쓰지 않았다. 산에 든다고 적었다. 이 ‘들 입(入)’자에 우리네 산의 역사와 철학이 들어 있다.


우리나라 땅의 7할은 산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나머지 3할에서 살았던 건 아니다. 우리는 산에 기대어 살았다. 산줄기따라 길을 냈고,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길 옆에서 농사를 지었다. 산에서 나는 물과 풀과 나무와 광물로 우리는 연명하고 육신을 보전했다. 산 앞에서 우리는 어미 젖 찾는 갓난아기였다.


십 년쯤 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는 산을 찾았다. 지금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젠 너무 많은 사람이 산 안에 있어 되레 산을 걱정하는 참이다. 하루가 다르게 행락지가 되어 가는 오늘 산의 모습에서 자꾸 경박해지는 우리네 삶을 읽는다.


백두대간에 들겠다고 결심한 건 우리네 삶을 더 들여다보고 싶어서다. 백두산에서 비롯해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1400㎞ 줄기는 우리 강산의 근본이자 중추다. 그 백두대간에 한 달에 한 번씩 들 작정이다. 혼자 가는 산길은 외로워 길벗도 구했다. 이렇게 백두대간 안에서 올 한 해 살아낼 생각이다. 여기엔 어떠한 허세도 없다. 산과 몸을 비비고 싶을 따름이다.


백두대간에 든다. 백두대간을 품는다. 아니, 그 무량한 품에 안긴다.


글=손민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week& 새 연재
백두대간 속 백미 구간


week&이 한 달에 한 번 백두대간에 오른다. 백두대간의 장대한 산길 중에서 백미(白眉)가 되는 길만 골라 오른다. 이름하여 ‘백미대간’ 산행이다. 백미대간은 원로 산악인 이종승(65) 승우여행사 대표가 선정한 백두대간 산행 코스다. 이 대표는 여섯 차례 백두대간 종주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백두대간이란 개념이 알려지기 전인 1987년부터 백두대간에 들었다. 산악인 사이에서 백두대간 종주가 ‘태백산맥~소백산맥 대종주’라 불렸던 시절이다.


1400㎞ 백두대간 줄기 중에서 남쪽 땅은 684㎞에 이른다.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산길만 그렇다는 얘기다. 진입로와 하산 길을 합치면 백두대간 종주 길은 1200㎞를 훌쩍 넘는다. 산악인들은 이 코스를 40~60개로 쪼개 종주에 도전한다. 코스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코스 개수도 달라진다. 백두대간 종주가 유행이던 때 산악인들은 달포 안에 종주를 마쳤다. 하루 평균 15㎞ 산행을 강행군한 셈이다. 산림청은 모두 42개의 코스로 정해 놓았다.


이 대표는 백두대간 코스 중에서 24개를 엄선했다.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백두대간 보호구역을 제외한다. 둘째, 계절별 명승지를 골라낸다. 셋째, 특별한 장비 없는 일반인도 산행이 가능해야 한다.


산림청은 2005년 백두대간 인근의 26만3427ha 지역을 백두대간 보호구역으로 확정해 발표했다. 보호구역은 6개 도, 32개 시·군에 걸쳐 있으며 모두 7306개 지역이다. 구역 안에 발을 디디는 행동 자체가 불법행위다. 벌금 50만원을 물어야 한다.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의 태자리와 같은 백두대간이 밀려드는 인파에 훼손되고 있어서다. 그리하여 백두대간 종주는 이제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개념이다. 주요 구간만 다녀오는 이른바 ‘포인트 산행’만 가능하다. week&은 이 백두대간 산행에 유명 인사를 초청했다. 우리네 산의 면목을 보여주고 싶었다. 산을 잘 모르는 인사는 더 환영이다. 그들이 성공하면, 누구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서다. 이번 기획은 일단 10회를 목표로 삼았다. 그 이후는 산에서 열 번 내려온 다음 생각할 참이다. 자, 이제 기나긴 대장정을 시작한다.


TIP 착 붙는 등산화 챙기세요


누구나 봄을 기다려왔겠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봄은 무엇보다 반가운 손님이다. 하지만 신난다고 무작정 봄 산행에 나서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겨우내 얼어붙은 눈이 녹는 시기인 해빙기(解氷期) 산행에선 몇 가지 안전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기본으로 챙겨야 할 건 등산화다. 4월은 겨우내 얼어 있던 산행로가 녹는 계절이다. 등산로 표면이 매우 미끄럽다. 이럴 땐 아웃솔에 요철이 부착돼 접지력 강화에 특화된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수시로 비가 내리는 계절 특성상 항상 우의(雨衣)를 배낭에 넣어 가는 것도 요령이다.

4월 해는 아직 짧다. 일몰 시간이 오후 6시 전후로 이른 편이다. 산행이 조금 늦춰지다 보면 금세 해가 떨어진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랜턴을 항상 휴대해야 한다.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산행에 편리한 헤드랜턴을 고를 때는 조도가 밝은 1W(와트) 이상의 LED 제품인지와 우천시에도 사용 가능한 방수 제품인지 확인한 뒤 선택하는 게 좋다.

산속 날씨는 아직도 쌀쌀하다. 겨울 복장도 준비해 놓아야 한다. 바람막이 점퍼를 비롯해 장갑 등 방한용품을 챙겨가야 하는 이유다.


| 편집 | 관련 기사

산에 들었습니다 사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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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들어가실래요? 백두대간 속 백미 구간

백두대간, 굽이굽이 1400km


2009.04.0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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